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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처럼 떠나는 일상

조선시대 강화해협의 요새 강화 덕진진

by 여시얌 2024. 4. 15.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많고 알찬 볼거리가 있는 덕진진 내부 

맨 처음 주차를 하고 덕진진을 향할 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문루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모습처럼 보여서 강화의 5개 진이긴 해도 작은 곳이지 않을까 생각을 하였다. 강화에 있던 덕포진이 김포 통진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덕진진이 설치된 것이라고 하며, 그 시절 덕진진은 용두돈대, 손돌목돈대와 덕진돈대를 관할한 듯하다. 현재 용두돈대와 손돌목돈대는 광성보 내에 있어 세월이 지나며 그때와는 관할이 달라졌던 것인가 궁금해지긴 한다. 숙종 때는 덕진진 내에 덕진정사라는 행궁을 지었었다고 하고, 나중에 행궁이 읍내에 새로 건립되면서 덕진정사는 폐지되었다. 

공조루

문루인 공조루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강화의 진과 보가 그렇지만 시원스레 바다가 펼쳐지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길 아래쪽으로 좀 더 걸어 들어가다 보면 생각지도 못하게 남장포대가 먼저 나를 맞이하는 듯했다. 남장포대에는 포가 떠억하니 자리를 잡고 있어 잠시 가던 걸음을 멈추고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또한, 거기서 끝이 아니었으며, 길은 덕진돈대로 이어졌다.

남장포대

덕진돈대는 많은 돈대들 중에서 정비가 잘 되어 있는 편이었고, 다른 돈대들과는 달리 모서리 부분에서도 포격을 하거나 관측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모서리 부분에서도 양방향으로 관측할 수 있게 보이니 아마도 사방으로 적군에 대한 감시와 방비를 했음을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돈대 옆으로는 대원군이 세운 '해문방수비'라는 경고비가 있어 외국선박의 출입을 통제하였음을 알게 한다. 그런데 '해문방수비'는 무엇인지 모를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하며, 쓸쓸함도 감도는 것만 같았다. 

덕진돈대
해문방수비

 

강화의 제1의 포대였던 덕진진 

덕진진은 강화해협을 지키던 요충지로써 강화 군사시설 12진보 중에 하나이다. 숙종 때 용두돈대와 덕진돈대를 거느리고 덕진포대와 남장포대를 관할하게 하여 강화에서 가장 강력한 요새였다고 하며, 병인양요 때는 프랑스군을 격파하였고, 신미양요 때는 미국 함대와 가장 치열한 포격전이 펼쳐진 곳이라고 한다. 당시 성곽과 문루가 모두 파손되었던 것을 1976년에 대부분이 복원된 것으로 지금에 이르는 것 같다. 

덕진진의 맞은 편으로는 멀리 김포의 덕포진이 있어 해협을 마주 보며 전투에 임했을 것 같다. 덕포진도 포대가 있던 곳이 정비가 잘 되어 있는 편이라 가볼 만한 곳 중 하나이다. 

 

덕진진 뒷편으로 바다를 보며 걷는 강화나들길의 매력 

덕진진은 강화나들길의 길목에 있어서 뒤편과 옆으로 걸어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문루 옆으로 걸어내려가면 다정한 듯 아기자기한 산책길이 이어지며, 잔잔한 바다를 즐기면서 걷기 좋게 조성이 되어 있었다. 그곳은 연인과 함께 걷기 좋은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곳이다. 트레킹을 하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라면 해안을 따라 바다를 바라보면 걸어서 광성보 쪽으로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강화나들길 2코스로 이어지는 길

찾아보니 덕진진은 강화나들길 제2코스'호국돈대길'로 불리며, 갑곶돈대부터 시작해서 초지진까지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총코스의 길이는 17km이고, 소요시간은 5시간 50분이 걸린다고 한다. 갑곶돈대-용진진-용당돈대-화도돈대-오두돈대-광성보-용두돈대-덕진진-초지진/온수사거리로 이어지는 길이다. 광성보에서 용두돈대와 덕진진까지 이어지는 길은 3.5km 정도이니 그래도 나름 걸어볼 만한 곳이 아닐까 싶다. 

 

위치, 주차, 기타 정보 

주차장은 크지는 않지만 평일에 방문해서인지 한적하고 조용해서 개인적으로는 참 좋았다. 최근 광성보의 경우는 다시 입장료를 받고 있는데 덕진진은 입장료가 없고, 무엇보다 시끄럽지 않는 느낌이 좋아서 다시 가볼까 생각하는 곳이다. 

▶ 위치 : 인천시 강화군 불은면 덕진로 34 

▶ 관람료 : 무료 (연중무휴로 운영) 

▶ 이용시간 : 09:00 ~ 18:00 

▶ 주차 : 무료 

▶ 문의 : 032-930-70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