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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처럼 떠나는 일상

강화전쟁박물관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갑곶돈대

by 여시얌 2024. 4. 20.

몽고와의 전쟁에서 강화해협을 지키던 중요한 요새 

갑곶돈대는 고려가 도읍을 강화로 옮겼을 때 몽고로부터 강화해협을 지키기 위한 주요 요새로 알려져 있다. 원래 망해, 제승, 염주돈대와 함께 제물진 관할에 있었으며, 강화 외성의 일부이다. 숙종 때 축조되었으며, 현재는 복원되어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돈대 중 하나이다. 갑곶돈대를 다른 돈대들과 묶어서 글을 적지 않고 별도로 적는 이유는 볼거리가 많은 곳이기도 하고, 전쟁박물관과 함께 위치하기 때문이다. 

이섭정에서 내려다 본 전경

'갑곶'이라는 명칭의 유래는 두 가지로 나뉜다는데, 삼국시대 강화를 갑비고차라 부른 데서 이름이 전해온다는 설과 고려 때 몽고군이 이곳을 건너려고 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서 '우리 군사들이 갑옷만 벗어서 바다를 메워도 건너갈 수 있을 텐데'라는 한탄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병인양요 때 프랑스 극동 함대에게 점령당했었기도 한 곳이다. 옛 터를 새롭게 보수하고 복원이 된 때는 1977년이라고 하며, 현재 있는 유적들 대부분이 조선시대에 사용하던 것이기도 했다. 

비석군

갑곶돈대에 들어서면 한 차례의 '비석군'을 만날 수 있는데, 조선시대의 선정비와 영세불망비, 금표비, 삼충사적비 등총 67기의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깔끔하게 되어 있긴 하지만 비 오는 날이면 비석군이라서 그런지 을씨년스러워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살짝 들긴 했다.

갑곶리 탱자나무

맞은편으로는 강화전쟁박물관이 있고, 조금 더 들어서면 갑곶리 탱자나무가 위치해 있었다. 예전에 내 고향 부산에서는 탱자나무 가시로 고동을 많이 까먹고 하던 기억이 살포시 떠올랐다. 탱자나무는 수령이 약 300살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하고, 탱자나무가 자랄 수 있는 북쪽 한계선을 나타내기에 '천연기념물 제78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역시 온난한 기후에 분포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줄기에 가시가 나있기에 울타리용으로 사용했던 만큼 조선시대에는 해안가에 가시가 날카로운 탱자나무를 심어 적의 침입을 막고자 했다고 한다. 나무이지만 나라지킴이인 셈이다. 

이섭정

갑곶돈대는 전체가 공원화된 느낌을 받는데, '이섭정'이라는 정자가 있어서 더 그런 것 같다. '이섭정'은 1398년 강화부사 이성이 세웠지만 무너진 상태로 있다가 1976년 강화 국방유적 복원 정화사업의 일환으로 팔각의 정자를 세워 '이섭정'이라 한 것이라고 한다. 올라서서 보는 경치가 꽤 괜찮고, 바람이 솔솔 불어와 상쾌한 느낌도 감돌았던 곳이다. 

대포(전각내부)
불랑기와 소포

또 갑곶돈대는 조선시대 대포와 불랑기, 그리고 소포가 야외에 전시되어 있다. 대포 1문의 경우 전각에 배치되어 있었고, 돈대의 돌출된 성곽 부분에 불랑기 1문과 소포 1문이 배치되어 있다. 대포 1문은 네덜란드인들이 사용하던 대포로 '홍이포'라고 불리는 것이다. 불랑기는 연속 사격이 가능한 무기이며, 임진왜란 이후에 널리 사용된 것이라 한다. 소포는 뒤쪽 구멍에 점화하여 사격하는 방식으로 우리나라 재래식 화포 중 가장 발달한 형태라 한다. 모두 돌아보는데 크게 오르내림이 없어서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는 편이다. 특별히 신발에 유의할 정도도 아니라 생각되니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이왕이면 천천히 여유를 갖고 돌아보면 좋을 듯하다. 

 

강화전쟁박물관과 함께 있어 강화 호국 역사를 한눈에 

아무래도 강화는 전쟁에 있어 지정학적으로 마지막 방어선이 된 경우가 많은 덕분인지 강화에서 일어난 전쟁을 주제로 해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은 4개의 상설 전시실이 있으며, 때때로 특별전 형식으로 기획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강화전쟁박물관

전시실은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이 있는 1층과 제3전시실과 제4전시실이 있는 2층으로 나뉘어 있다. 제1전시실은 건국부터 오늘날까지의 강화 호국 역사를 살펴보는 주제관이며, 제2전시실은 몽고 침략에 대항한 강화천도가 배경이 되는 고려시대 역사로 디오라마와 실물 크기의 장수들의 대결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제3전시실은 정묘, 병자호란과 병인, 신미양요 당시 조선시대 전쟁 역사로 그 시대의 무기와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4전시실은 조선말부터 오늘날까지의 근현대를 보여준다. 전시실 순서대로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면 우리나라가 겪어온 전쟁역사의 발자취를 뒤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위치와 관람요금, 관람시간, 기타 정보  

한동안 무료입장이었지만 2024년 4월 1일부터 다시 입장료를 받고 있다. 

대포가 있는 전각

위치 :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해안동로 1366번길 18 

이용시간 : 09:00 ~ 18:00 (입장마감 17:00, 전쟁박물관은 17:30 마감 / 연중무휴) 

                  단, 전쟁박물관은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은 휴무임. 

입장료 : 개인 기준 - 어른 1,200원 / 어린이, 청소년, 군인 900원 

              단체 기준 - 어른 1,000원 / 어린이, 청소년, 군인 800원 

주차 : 무료이며 넓은 편임. 

문의 : 032) 930-7000 / 전쟁박물관 032) 930-7076

관람 시 반려동물은 출입금지이며, 잔디밭에 들어가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박물관의 경우 음식물 반입도 금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