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풍처럼 떠나는 일상

제주 시내를 바라보며 일몰 감상포인트인 사라봉공원

by 여시얌 2023. 9. 7.

시민들의 산책로이자 사라봉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한 사라봉 공원 

사라봉은 제주시 건입동에 위치하며 거상 김만덕과 관련이 있는 곳인 것 같았는데, 제주공항이랑 멀지 않고 제주항으로부터는 동쪽에 위치해서 해발 148m로 제주 시민들이 많이들 찾는 산책로이자 공원이라고 한다. 사라봉공원으로 발길을 잡은 이유는 해질 무렵의 낙조가 무척이나 아름답다는 글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 낙조는 사봉낙조라고 하는데 성산일출과 함께 영주 10경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한다. 여기서 참고로 영주 10 경이라고 함은 영주가 제주도의 옛 지명이며, 제1경은 성산일출(=성산일출봉에서 보는 일출)이고, 제2경은 사봉낙조(=사라봉에서 보는 저녁노을을 뜻함), 제3경은 영구춘화(=영구의 봄꽃으로 방선문 계곡에 만발한 진달래와 철쭉을 말한다), 제4경은 정방하폭(정방폭포의 여름), 제5경은 귤림추색(=귤 익어가는 가을), 제6경은 녹담만설(=백록담의 늦겨울 눈), 제7경은 영실기암(=한라산 영실의 기이한 바위들), 제8경은 산방굴사(=산방산의 굴의 절), 제9경은 산포조어(=산지포구의 고기잡이), 제10경은 고수목마(=풀밭에서 기르는 말)를 뜻한다고 한다. 

 

오르는 봉우리는 계단이 많아서 생각보다는 조금 힘들었다. 그렇다고 가파르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기에 익숙해지면 쉽게 오르내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봉우리에 오르니 제주 시내와 제주항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사라봉 팔각정에서 보는 경치는 속을 뚫리는 느낌을 받게 한다. 

공원 입구에서 오르면 별도봉 쪽으로 산책로가 있고 봉우리 정상에 도착하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오르면서 제대로 다 보지 못했던 것인지 망양정이란 곳이 있다고 하며 동북쪽에는 제주도 기념물 제23호인 봉수대가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나는 그저 봉우리로 오르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던 탓에 주변을 잘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사라봉 봉우리 중간에는 팔각정이 있는데 이 팔각정에 올라 제주항을 바라보는 경치가 너무 좋았다. 올라간 시간이 너무 애매했던 터라 일몰은 볼 수 없었는데 일몰 시간이 되면 바다로 지는 일몰을 감상하면서 조금 지나면 시내에 불빛이 반짝이기 시작하고, 항구의 불빛까지 밝혀지면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맞이할 수 있다고 한다. 일몰 감상은 하지 못 했다 하더라도 팔각정에서 바라보는 항구와 제주시내는 그저 가슴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인가 한 꺼풀 내려놓아지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앞서 김만덕을 언급했듯이 김만덕은 의녀로 1700년대에 극심한 흉년이 들어 도민들이 굶어죽게 되자 자기 재산으로 쌀을 사서 이들을 구제하여 뒤에 나라에서 상금과 작위를 내렸다고 한다. 이 김만덕할머니기념탑이 사라봉 동남쪽에 위치한 모충사에 서 있다고 하며, 의병항쟁기념탑과 순국지사 조봉호기념탑이 함께 서 있다고 한다. 나는 김만덕 하면 의녀보다는 거상으로 더 기억에 남는다. 아마 '거상 김만덕'이라는 드라마를 접해서 그런 것이겠지만... 

 

제주는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이 많은 것 같다. 커다란 섬이기에 한라산의 서편이면 어디든 일몰을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겠지만 이런 모습들을 볼 때면 자꾸만 제주에 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