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풍처럼 떠나는 일상

제주 서귀포 신비로운 느낌이 가득한 쇠소깍과 해변

by 여시얌 2023. 9. 19.

제주 서귀포에는 명승 '쇠소깍'이 있다 

쇠소깍제주 서귀포시 하효동에 위치한 명승으로, 한라산에서 흘러내려온 효돈천의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곳에 커다란 소(沼, 깊은 물웅덩이 같은 곳이라 생각하면 된다)가 형성된 하천지형이다. 소 주변으로 용암으로 이루어진 기암괴석, 울창한 송림이 둘러싸고 있으며, 기타 다양한 아열대성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고 한다. 

쇠소깍 전경

우리나라 유명한 명승의 대부분은 전설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쇠소깍에는 이런 전설하나가 전해져 내려온다고 한다. 약 350년 전 이효마을에 어느 부잣집 무남독녀 아기씨와 그 집 머슴의 동갑내기 아들이 사랑을 하였는데 신분 때문에 이루어지지 못했고 그걸 비관한 총각은 쇠소깍 상류 남내소에서 몸을 던져 자결하였다 한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처녀가 슬퍼하며 시신이라도 수습하려고 쇠소깍 기원바위에서 100일 동안 기도를 올렸고, 하늘이 감동했는지 큰 비가 내려 총각의 시신이 냇물에 떠 내려오자 처녀는 시신을 안고 울다 기원바위에서 함께 '쇠소'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고 한다. 이후 마을에서 이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기원을 드리게 되었는데 할망당 또는 여드레당이라 불린다고 한다. 이루지 못하는 사랑이란 어느 시대에서나 슬픔을 낳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나 보다. 

효돈천 작은 폭포

아마도 효돈천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작은 폭포를 형성하니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소'는 그야말로 깊을지 모르겠다 싶다. 물색을 보아도 짙은 녹음의 색을 가지고 있으니 깊이를 가늠할 수 없으니 그런 전설하나쯤 있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다. 한편으로는 그 시절의 풍류께나 즐긴다는 양반네들은 어쩌면 여기서 여흥을 즐겼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바다로 흘러드는 물길은 사람을 유혹하는 아름다움도 있었으니 말이다. 

 

쇠소깍에서 한 번쯤은 경험해 보고픈 테우배와 전통 나룻배(카약) 체험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니 물놀이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이기도 했다. 쇠소깍 자체에는 입장료가 없는데 승선을 하기 위해서는 미리 표를 사서 배 타는 선착장으로 내려가야 한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테우라는 통나무배 위에 사람들이 여럿이 앉아서 안내자의 얘기들을 듣고 있었다. 가끔 승선하는 선착장에 와서 티켓을 구입하려는 경우가 있는지 헤매는 사람들을 몇을 보았는데 매표는 승선장소가 아니라 작은 공원 같은 곳 맞은 편으로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카약을 즐기는 사람들 부럽다 ^^

배는 여럿이 타는 테우와 2인이 타는 조각배(=카약)가 있는데 원하는 형태로 타면 좋을 듯하다. 사실 나는 테우배가 너무 타보고 싶었다. 여럿을 태우고 가면서 설명을 해주는 뱃사공(?)의 이야기가 살짝 듣기에 흥미롭기도 했고, 아래에 있는 바위들이 형태를 이룬 것들이 있나 본데 기암괴석의 모습도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듣기로는 사자바위, 코끼리바위, 독수리바위 등 꽤 다양한 형태로 있다고 한다. 다음에는 누군가와 다시 올 기회가 되면 꼭 타보는 걸로~ 

쇠소깍의 해변에서도 볼거리를 찾다 

쇠소깍은 제주올레 5코스와 6코스를 연결하는 지점이라고 한다. 어쩐지... 그래서 트레킹을 즐기기 위해 찾은 사람들이 많았던 이유였던 것 같다. 그 산책로를 따라서 내려가다 보면 하효 쇠소깍 해변이 보이는데 이곳 역시 검은 모래로 유명한 곳이었다. 제주는 바다에 많이들 있는 현무암 바위와 해변의 조화는 언제 보아도 신비로움을 풍기곤 한다. 그런데 제주도의 해변은 검은 모래 해변으로 유명하지 않아도 자세히 보면 조금씩은 모두 검은 모래를 품고 있는 것 같다. 걸어서 해안 마지막 부분쯤까지 내려오면 독특한 형태의 등대와 해녀조각상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가는 길에는 쉬리의 언덕처럼 의자가 마련되어 바다를 보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또 하나의 독특한 볼거리는 깡통열차라는 것이었는데, 줄줄이 깡통이 엮여서 가는 듯한 모습이 참 재미있었다. 타고 가는 사람들 또한 웃음이 한가득이라 무척이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 독특한 체험은 꼭 해보고 싶은데 나이가 나이인지라 혼자서 하지 못하니 참 안타깝다. 하. 하. 하. 

 

쇠소깍의 주차공영주차장이라고 쓰인 곳은 매일 09:00~18:00에는 유료로 운영이 되고 있는 듯했다. 나중에 확인하니 금액은 그렇게 비싸진 않는 것 같다. 대신 300m 정도 더 내려가면 무료주차장이 노상과 자갈이 깔려서 운영이 되고 있었다. 무료주차장 공간은 넓은 편이라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무료주차장에서 해변을 보면서 천천히 걸어 올라와도 멀지 않은 쇠소깍과 멀지 않은 거리라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맘 편히 주차하고 싶다면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