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풍처럼 떠나는 일상

트레킹 즐기기에 좋은 부산 이기대 해안산책로

by 여시얌 2023. 9. 15.

부산의 명품 트레킹코스로 손꼽히는 곳 

이기대부산의 용호동에 위치해 있는데 바다와 해안 암벽 등을 보면서 산책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명품 트레킹코스 중 하나인 것 같다. 이기대해안산책로는 총길이 4.7km로 소요시간은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며, 동생말-어울마당-농바위-오륙도선착장으로 이어지는 코스이다. 내가 찾았을 때는 너무도 더웠던 날이라 가던 중도에 돌아왔는데 날이 좋은 봄이나 가을에 걷는다면 시원한 바닷바람을 느끼면서 걷기의 즐거움까지 가져갈 수 있을 듯하다. 

이기대를 걷다보면 멀리 광안대교와 마린시티, 동백섬, 누리마루 APEC하우스, 해운대 등이 눈에 들어온다. 비온 후 날씨는 흐려서 멀리까지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아쉬움은 있지만 바다를 바로 접하며 걷는 것이 그저 좋아지기만 한다. 파도소리가 간간이 들려오니 그 또한 마음이 평안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걷다 보면 어느 골짜기를 타고 바람이 솔솔 불어와서 힘든 더위를 조금은 식혀주기에 잠깐은 서서 휴식을 취해보기도 했다. 

 

마침 그때 바다에서는 수영으로 이기대 주변을 유영하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파도를 헤치며 가는 그들이 멋져 보였다. 그리고 바닷속 세상이 궁금해지기도 했었다. 

이기대는 산책로를 따라 경치도 뛰어나지만 사진을 찍을만한 곳이 곳곳에 있었다. 인증샷은 필수란 생각에 쉬엄쉬엄 걷긴 했지만 어느 순간이 되니 지치는 것을 느꼈다. 산책로이긴 하지만 여기서 꼭 챙겨야 할 것은 물과 걷기 편한 트레킹화나 운동화이다. 생각보다 길이 험한 느낌도 조금씩은 있기 때문이며 절반쯤 가서 돌아온다 하더라도 산길처럼 된 곳도 있어 아주 쉬운 코스라고 말하긴 힘들 듯하다. 외국인들이 많이 보였는데 대부분이 트레킹화를 신고 있었던 점도 그런 걸 미리 알아보고 준비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나는 바닥이 얇은 운동화를 신고 있어 나중에는 발바닥이 아팠다. 

 

이기대는 문화부가 지정한 동해안 탐방도로 해파랑길의 초입부라고 하는데 오륙도 해맞이 공원이 해파랑길 출발점이라 자연스레 해파랑길 1구간에 해당하게 된단다. 또한 갈맷길의 한 부분이기도 하단다. 언덕을 넘으면 오륙도 해맞이공원으로 이어진다고 하는데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 한다. 나는 중도에서 돌아왔기에 다음에 언제 부산에 가면 그때는 완주를 목표로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두 기생의 이야기가 있는 곳 그리하여 '이기대(二妓臺)'

이기대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수영성을 함락한 뒤 축하 잔치를 열었는데 두 기생이 왜장을 술에 취하게 한 후 끌어안고 함게 떨어져 죽음을 맞이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그 수영의 두 기생이 묻혀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왠지 논개의 이야기와 너무 비슷하다싶은 생각이 떠올랐다. 임진왜란 때 목숨을 바쳐서라도 나라를 살리고자 한 의인들이 무척 많아서 이런 이야기들이 여기저기 생겨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또 한편 회자되는 곳이 많다는 것은 실제 그런 일들이 벌어진 곳이 있기에 그렇지 싶다. 

이기대는 예전에는 군사작전지역이라 출입이 통제되었는데 1993년 개방되었다. 울창한 숲과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청정지역이라 하며, 그 덕에 유명한 낚시터이기도 하단다. 

 

지질학적으로 중요하여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도 한 곳 

이기대는 약 8천만 년 전 안산암질 용암이 분출하여 형성된 화산지형이라고 한다. 그래서 해안가를 걷다보면 파도의 침식으로 이루어진 해식애, 해식동굴이나 돌개구멍 등의 지질유산과 기이한 모습을 한 바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위는 생김새에 따라 이름이 붙어 있다고 한다. 근데 왜 난 이름이 붙어있다는 바위는 보질 못한 것일까? 역시 이런 생각을 하면 여전히 더운 날씨였던 게 아쉽다. 

그래도 퇴적층이나 자갈마당이 만들어진 모습이나 봤으니 그걸로 만족해 본다. 이 자갈마당이 만들어진 것은 바닷가 암석을 파도가 치면서 침식시키고 자갈로 만들어지면서 쌓여서 생겨난 것이라고 한다. 오륙도 공원까지 해안가를 따라가다 보면 이런 자갈마당뿐만 아니라 구리광산과 말꼬리구조, 돌개구멍, 함각섬석 암맥 등의 다양한 지질과 지형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니 걸으면서 어떤 것이 있는지 찾는 소중한 경험도 해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