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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처럼 떠나는 일상

전통을 가진 전국최대 5일장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의 주말

by 여시얌 2023. 9. 17.

100년 전통을 지닌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오일시장 

제주도에 시장이 개설된 것은 1906년 각 읍면에 의도적으로 세우면서부터라고 한다. 당시 제주에서 만든 것들이 서울과 대구, 의주까지 팔려 나갔다고 한다. 그러던 중 해방과 한국전쟁을 즈음해서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듯하다. 

오일시장에는 고객지원센터와 쉼터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제주시에 민속오일시장은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외에도 세화민속오일시장, 한림민속 5일 시장, 함덕민속오일시장, 중문향토오일시장, 서귀포향토오일시장, 고성오일시장, 성산5일장이 있다.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은 1906년 제주시에 개설된 주성장의 명맥을 잇고 있다고 하며, 처음 개설된 곳은 관덕정 앞마당과 탑동 주변이었다고 한다. 정기시장으로 활발하게 개설되기는 했지만 고정적인 장터는 없었던 듯하다. 여러 차례 이전을 거듭한 끝에 1990년 후반에나 지금의 자리에 터를 잡았다고 하니 말이다. 이후로 장날마다 2만 5.000명이 모여든다고 하며 제주시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자리매김을 한 것 같다.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은 매월 2일과 7일(12, 17, 22, 27일) 장이 열리는데, 오늘은 비오는 일요일이라 장날이긴 하지만 사람이 그다지 많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추석을 앞둔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엄청 많았다. 시장이 지붕이 있는 구조인지라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도 시장 안은 전혀 상관이 없었던 것이다. 장터 구석구석에는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서 자리마다 꽉꽉 들어차 있기도 했다. 특히 갖가지 간식류의 음식이 있는 곳에서 어김없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고, 파는 사람들은 연일 음식을 만들어 내느라 여념이 없기도 했다. 

시장 자체가 워낙 커서 어디가 어딘지 살짝 헷갈리기도 했다. 솔직히 내가 들어간 곳인지 아닌지 밖으로 나와서 확인을 해야 했었다. 그리고 주차장도 총 8군데로 무료이며 시장을 둘러싸고 배치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주차할 공간 찾기가 쉽지가 않아서 꽤 먼 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야 했었다. 중앙아케이드는 사람들이 많아서 잠시만 사진을 찍어보려 서 있으면 부딪히기 일쑤였는데 장을 보러 온 사람들도 많았지만 관광객들도 못지않게 많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역시나 시장은 사람 살아가는 냄새가 나는 곳이다. 활력이 있기에 돌아다니다 보면 나도 그 기운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되어 힘이 난다. 

 

독특한 할망장터와 모든 것을 다 가져다 놓은 것 같은 상품 품목들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는 다른 곳과 차별화되어 독특한 느낌을 주는 할망장터라는 것이 있었다. 만 65세 이상의 할머니들이 직접 재배하거나 생산한 채소나 나물, 기타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많은 양의 농산물은 아니지만 소담하게 올려놓은 상품으로 고객들과 흥정을 하시는 할머니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가 있었다. 따로 공간을 마련해 놓다 보니 그곳에 가면 '아, 이곳이 할망장터구나!'라고 알게 된다. 

할망장터 공간

그리고 또 느낄 수 있는 것은 없는 게 없구나 싶었던 것이었다. 농산물을 파는 농산물전, 건어물과 생선을 파는 수산물전, 침구류, 커튼 등을 파는 잡화류전, 꽃과 나무들이 있는 화훼전, 약초와 약재를 파는 약재전, 제작한 농기구를 파는 대장간, 그릇과 장독류를 파는 옹기전, 새나 물고기 등을 파는 가축전 등 구획이 나뉘어서 장터가 구성되어 있었다. 

명절을 앞두고 있는 터라 그런지 제수용품이 될만한 제품들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도 않았던 것이 먹거리장터 쪽에 있는 음식점들이 성황이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참,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은 운영시간이 있는 듯하다. 평일에는 오전8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라고 나오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먹거리장터

혼자서 보러 다니는 것이 아니라면 나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뭔가를 시켜서 분위기에 취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다. 장터는 장터만의 매력이 있기에 먹거리를 즐기기에 그만한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 도시에 가면 그곳의 시장을 한 번쯤 가보는 편인데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은 너무 만족스러운 방문이었다. 되도록이면 가족과 함께 가보는 곳으로 추천한다. 함께 맛있는 간식도 먹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새와 물고기도 구경하며, 일가 친지에게 선물할 것들을 골라보는 즐거움까지 가져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