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묘가 자리한 곳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을 모르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아주 어린아이들을 제외하면 거의가 아는 위인일 것이다. 특히나 지폐를 사용하다 보면 더더욱 떠올리게 될 것이다. 오천 원권에는 율곡 이이 초상이 있으며, 오만 원권에는 신사임당의 초상이 있으니 말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하면 강릉을 떠올릴 것이다. 나 역시 그 중에 한 사람이었고... 사실 거의 대부분의 유물이나 자료가 강릉에 있다는 것도 그런 생각을 갖게 만드는 하나의 요소가 아닐까 한다.
알고 보면 율곡의 본가는 경기도 파주이며, 강릉에서 태어나 자라다 6세 때 본가로 옮겨 왔다고 한다. 율곡은 9번의 과거에서 9번의 장원급제를 받은 수재 중의 수재로 유명한 인물이다. 아마도 신사임당의 영향도 크지 않았을까 싶은데 직접적으로 본 것은 아니니 추측만 해보게 된다.
그런 율곡과 신사임당의 묘는 강릉이 아닌 파주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이 유적이 있는 자운산 기슭에 율곡을 포함하여 가족묘 14기가 있었다. 살짝 경사진 길을 오르면 신사임당과 남편 이원수의 합장능을 먼저 만나게 되고, 가장 뒤쪽으로 율곡 이이의 묘가 있으며, 바로 앞에 부인 곡산노씨의 묘가 자리해 있었다. 소박한 듯하지만,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서 보기 좋았던 곳이다.
율곡을 추모하기 위해 지방유생들이 창건한 '자운서원'
자운서원은 율곡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그의 사후에 지어진 곳이라고 하며, 광해군 때 세워졌다고 한다. 효종 원년에 '자운'이라는 현액을 하사 받았고, 숙종 때도 후학들에 의해 운영되며, 선생의 제자인 김장생과 박세채 선생이 추가로 모셔졌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 고종 때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인해 폐쇄되어 서원의 내력만 기록된 묘정비만 남아 있다가 1970년 유림들이 기금을 모아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었다.
자운서원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에 제향을 하고 있다고 하며, 구성은 외삼문인 자운문과 협문, 동재인 입지재, 서재인 수양재, 강당인 강인당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뒤로 높은 지대로 보면 이이의 사당인 문성사가 배치되어 있다.
율곡기념관과 신도비 등의 볼거리
율곡기념관은 이이 유적에 들어서면 바로 앞으로 보이는 팔각정 형태의 건물이다. 지상2층, 지하 1층으로 되어 있는데 이이 관련 자료로 전시공간과 체험공간으로 나뉘어 있었다. 내가 간 날은 무척 조용했던 편이라 몇몇의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보일 뿐이었지만 깔끔하게 꾸며진 공간은 아이들과 함께 머무르며 책을 읽기에 좋아 보였다.
이이선생신도비는 유적지 입구에서 가까우며 올라오는 입구에서 봤을 때 왼쪽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는데, 대리석 비석으로 앞뒷면에 이이의 일대기가 기록되어 있다. 이 비문은 이항복이 짓고, 글씨는 신익성이 썼으며 전액은 김상용이 썼다.
또 하나의 볼거리는 자운서원묘정비이다. 율곡의 덕행을 추모하고 자운서원의 건립내력을 가록한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비석이다. 묘정비의 비문은 우암 송시열이 짓고 글씨는 곡운 김수종이 예서체로 썼다.
마지막으로 놓치기 쉬운 곳은 율곡이이선생상과 신사임당상이다. 기념관으로 오르는 길에 나무에 가려져서 자칫 지나쳐버릴 수도 있으니 살펴보도록 하자.
가족나들이로도 좋은 곳
이이 유적은 꽤 넓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이이와 신사임당에 대한 교육적인 부분도 있겠고, 거기에 더해서 자연친화적인 시간을 가져볼 기회가 될 것이다. 나는 겨울에 찾아서 푸른 모습이나 단풍을 느낄 수 없었지만 봄이나 가을이면 부분 부분에 꽃이 피어 있거나 자운산에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 같다. 파릇파릇한 잔디를 거니는 것도 기분 좋은 순간을 선사할 것이다.
율곡기념관 2층에서는 한편에 소담하게 자리 잡고 가족이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는 것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사방산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으서 약수터가 있으니 약수 한 잔 마시는 것도 체험해보기 바란다.
위치, 주차, 이용요금, 운영시간 등 정보
주소는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자운서원로 204이다. 주차는 무료지만 입장료가 있다. 입장료는 만 19세에서 64세의 일반은 1,000원이고, 청소년과 어린이(만 6세~18세), 혹은 군인 및 경찰은 500원이다. 단체의 경우 일반은 800원이고, 청소년 등은 400원이며, 만 65세 이상이나 만 6세 미만은 무료이다. 운영시간은 하절기인 3월에서 10월은 오전 9시~오후 6시까지이고 입장가능시간은 오후 5시 반까지이다. 그리고 동절기인 11월에서 2월까지는 오전 9시~오후 5시까지이며, 입장가능시간은 오후 4시 반까지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다음 날 휴무)이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또한, 무장애여행지이긴 하나 묘소에 오를 때는 계단으로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점도 기억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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