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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처럼 떠나는 일상

서해 먼 바다를 즐기며 김포 끝자락 '덕포진'에서 여유롭게 걷기

by 여시얌 2024. 10. 30.

국가 사적으로 조선시대 진영 중 하나인 '덕포진' 

한강과 연결되는 바닷길의 전략적 요충지로 한때 강화에 포함된 곳이었다. 바다를 관찰할 수 있는 조금은 높은 곳에 남은 돈대지와 함께 세 군데의 대포를 쏘는 포대가 있으며, 불씨를 보관하고 포병을 지휘하는 파수청에서는 주춧돌과 화덕자리가 발견되고 상평통보가 출토되었는데 복원되어 자리해 있다. 돈대의 경우 병인양요 때는 프랑스함대와 신미양요 때는 미국함대와 싸워서인지 현재는 그 시간의 흔적만 남아 있는 셈이다. 

 

덕포진은 걷기에 둘레길을 걷는 느낌이다. 바닷가 작은 언덕의 등성을 따라 진이 꾸려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멀지 않은 곳에 강화의 땅과 마주하고 있는 조금은 아늑한 느낌마저 감도는 곳이다. 진을 따라 1.5km의 산책로가 단장되어 있기 때문에 땅을 밟으며 편안하고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대명항에서 시작해서 평화누리길 1코스를 거쳐 덕포진으로 진입해도 훌륭한 걷기 코스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오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다. 또는 바로 덕포진 주차장에서 관광안내소를 거쳐 시작을 하는 것도 좋다. 아이들과 나들이 와서 둘러본다면 덕포진에서 출토된 유물과 덕포진의 걸어온 시간을 밟을 수 있는 '덕포진 전시관'을 함께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다만, 현재는 공사 중에 있는 듯했다. 

 

'가, 나, 다 포대'를 지나 파수청과 '손돌목'까지 

걷다 보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 '가' 포대이다. '가'포대는 총7개의 포대로 강화 남장 포대로 향하고 있으며, 볏짚으로 지붕이 엮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만나게 되는 '나'포대 역시 볏짚으로 지붕이 엮여 있으며, 총 5개의 포대로 이루어져 있고, 강화 초지진을 향하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눈길을 이끄는 곳은 '다'포대이다. '다'포대는 총 3개의 포대로 다른 두 포대와 다르게 지붕이 기와로 되어 있다. 기와는 발굴 당시 기와에 근거에 복원된 것으로, 초지진과 남장포를 향하고 있다고 한다. 

가 포대
나 포대
다 포대

 

파수청은 한때 터로 자리하고 있었으나, 현재 복원을 끝낸 모습이다. 생각보다 자그마한 편이라 포병을 지휘하던 곳이라는 것이 살짝 놀랍기까지 하다. 

 

다음으로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손돌목'과 '손돌묘'를 만나게 되는데, 아픔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고려 고종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나라의 공격으로 강화도로 임시 수도를 정한 고려 고종이 '손돌'이라는 뱃사공의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려 할 때 배의 방향이 거꾸로 가는 것을 보고는 첩자로 잘못 알고 그를 참수하였다고 한다. 손돌은 죽기 전 흐르는 물살에 바가지를 띄워 이것을 따라가라 하였고, 흐르는 물살을 따라 거꾸로 향하던 바가지가 궁극적으로는 강화도의 해안으로 안전하게 배를 인도하게 된다. 이에 손돌의 억울한 죽음을 기리기 위해 묘와 비석이 세워지게 되었다고 한다. 

손돌묘

 

여기서 이름이 지어진 '손돌목'은 돌아나가듯 굽어지며 물살을 의미하게 되었고, 손돌의 생일인 10월 20일 무렵에 불어오는 강화해협의 바람은 억울한 손돌의 영혼이 실린 '손돌바람'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일몰로도 유명한 덕포진 

해질 무렵이 되면 덕포진 앞바다는 붉게 물이 들어간다. 산책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기에 출사의 장소가 되는 곳 중 하나이다. 그리고 덕포진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한옥마을이 들어서는 공사 중이기도 하다. 한옥이 모두 들어서고 나면 여유로운산책과 함께 일몰의 장관과 휴식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을 하는 만족스러운 시간을 가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 시간을 상상하는 기쁨도 누려본다. 

봄이 오기 전 찍은 사진

 

위치와 주차, 이용요금

덕포진의 주소는 '경기 김포시 대곶면 신안리 산105'이며, 자동차맵에서는 '덕포진'으로 검색하면 된다. 주차는 큰 행사가 없는 한 걱정할 필요가 없으리라 생각되며, 무료이다. 입장료도 역시 받지 않기 때문에 자유롭게 접근이 가능하다. 사계절이 점차적으로 변하는 모습이 분위기를 달리 하니 데이트 장소로도 괜찮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