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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처럼 떠나는 일상

산책과 나들이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김포 장릉

by 여시얌 2024. 5. 21.

인조의 아버지 원종과 인헌왕후의 무덤인 '장릉' 

장릉을 검색하면 세 곳의 장릉이 나온다. 파주 장릉, 영월 장릉, 김포 장릉이 바로 그곳이다. 쓰이는 '장'이라는 한자는 모두 다르다고 한다. 그중에서 김포 장릉은 선조의 5번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 원종과 부인인 인헌왕후의 무덤이다. 반정을 통해 왕위에 오른 인조가 아버지를 대원군에 봉했다가 인조 10년에 추존하여 원종의 칭호와 함께 그의 무덤을 장릉으로 부른 것이다. 장릉은 자그마한 언덕에 왕릉과 왕비릉이 나란히 있는 쌍릉이다.

홍살문

사실 다른 왕릉에 비해 전체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지 않나 생각되었다. 알고보니 이유가 최초 묘소는 남양주에 있었으나 김포로 이장하는 당시는 대원군묘로 조성되었던 터이기에 부지가 작았던 것이라 한다. 이후 왕으로 추존되면서 부지를 넓혀서 따로 이장하지 못하고, 그저 추가로 석물과 정자각만 들어섰던 때문인 것이다. 별도의 병풍석이나 난간석 또한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장릉은 정문에서 시작하여 관람방향 이정표를 따라가게 되면 연지를 거쳐, 홍살문을 지나 정자각에 이르게 된다. 정자각에서 쌍릉의 봉분과 비각을 살펴본 후 다음으로 산책로를 접어들면 저수지로 길은 이어지게 되어 있다. 저수지를 안고 돌아 걷다보면 어느새 연지 옆의 재실에 다다르게 된다. 

재실은 단아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데 다른 곳보다 이곳 역시 살짝 자그마한 느낌은 들지만, 외려 담장 안에 소담하게 들어 있는 모습이 이쁘다. 담장 안에 피어난 몇 송이의 보랏빛 붓꽃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툇마루에 앉아 잠시 쉬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다. 파란 하늘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 더욱 멋들어진 풍경을 자아내는 곳이다. 

재실

 

귀신이 지나는 길인 '향로'와 왕이 걷는 길인 '어로' 의 구분 

조선시대 왕의 봉분이 있는 릉을 가면 홍살문을 지나면서 향로와 어로가 구분이 되어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이 향로와 어로의 차이점일 듯한데, 그 차이점이 산 사람이 걷는 길과 죽은 사람을 모시는 길이라는 것이다. 장릉의 경우는 '향로'는 제향시 향과 축문을 들고 가는 길이니 오른쪽의 어로로 걸으라고 친절하게 적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보지 않는 분들이 많은지 향로로 걷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이야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어른들의 경우는 제대로 읽어보지 않으시는 듯해서 뭔가 모를 아쉬움이 남았다.

향로(왼쪽)와 어로(오른쪽)

하나 더 말하자면 정자각으로 오를 때도 오른편에는 계단이 두 군데가 있는데, 난간이 갖춰져 조각되어 있는 계단은 죽은 자를 위한 계단이다. 그 계단을 통해 제를 지내며 죽은 자는 하늘로 돌아가고 산 자들은 반대편의 계단으로 내려오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자세히 알고 보면 건물 하나, 계단 하나, 걷는 길 하나에도 다양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은 알면 보인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름이 오면 연꽃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연지와 저수지 

장릉 옆으로 하여 한 바퀴를 돌아내려 오는 지점으로 맨땅을 밟고 피톤치드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산책로를 걷다보면 계절에 따라 보게 되는 꽃이나 나무, 철새로 인해 각각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이른 봄에는 원앙이 찾아 무리지어 다니고 저수지를 헤엄치며 노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장릉저수지는 원앙이 이동하며 중간 기착지로 선택한 곳으로 수도권 유일의 서식지라고 한다. 아름다운 원앙이 계속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게 잘 관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저수지의 일부분

어찌 되었건 연지와 산책로 주변 곳곳에서는 봄에는 벚꽃이나 진달래, 여름에는 연꽃, 가을에는 쌓이는 낙엽과 겨울에는 소복소복 눈을 밟으며 걸어볼 수 있다. 사계절의 낭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인 것이다. 특히, 재실 옆의 연지현재 조선왕릉에 남아있는 연지 중에서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라고 한다. 여름에 찾는다면 연지는 풍성한 연꽃의 장관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연지의 일부분

 

찾아가는 길, 이용시간과 주차, 이용요금, 기타 정보 

▶ 위치 : 경기도 김포시 장릉로 79

▶ 이용시간 : 2~5월 / 9~10월 - 07:00 ~ 18:00 (입장마감 17:00)

                      6~8월 - 07:00 ~ 18:30 (입장마감 17:30)

                      11~1월 - 07:00 ~ 17:30 (입장마감 16:30) / 매주 월요일 휴관 

▶ 입장료 : 개인 1,000원 / 단체 800원 (김포시민 50% 할인)

     ※ 무료 : 만 24세 이하 및 만 65세 이상 내국인, 만 18세 이하 및 만 65세 이상 외국인, 독립유공자 등. 

▶ 주차 : 자체 주차장 있음. 

▶ 먹거리 : 김포시청청사 인근이라 먹거리들은 찾기 어렵지 않지만 한정식이 주로 오르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