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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처럼 떠나는 일상

여주 세종대왕 탄신일 숭모제전과 영릉

by 여시얌 2024. 5. 17.

매년 5월 15일 세종대왕 탄신일에 개최되는 숭모제전 

여주 세종대왕릉인 영릉에서는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에 '숭모제전'이라는 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중도에 영릉을 재정비하면서 한동안 개최가 되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정비가 된 후 다시 매년 개최한다. 예전에 있던 건물들이 철거되거나 새로 세워지기도 했고, 재실 공간도 있던 곳이 작은 책방이 되고, 새롭게 재실을 건립하기도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숭모제전이 열려서 행사진행 겸 다녀오게 되었다. 

다례행제와 공연은 작년 행사 사진이니 참고하셨으면 한다

올해 숭모제전은 세종대왕 탄신 627돌로 세종대왕 영릉 정자각에서 오전 11시부터 열렸다. 매년 같은 시간에 시작하며, 본행사인 다례행제는 변함없이 치러진다. 다례행제라는 것은 분향 및 헌작, 독축(축문낭독), 사배, 헌화, 망료례, 예필로 이루어져 있고, 이번 숭모제전에는 국무총리께서 초대귀빈으로 참석해 주셨다. 다례행제는 복식부터 제례까지 제대로 된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순간이 아니기 때문에 자료를 남기고파 하시는 사진작가분들과 취재를 위한 각 방송사에서도 참석을 많이 하시는 편이다. 

다례행제가 마무리되면 정자각 앞에서는 궁중음악인 '여민락'과 궁중무용 '봉래의' 공연이 시작된다. 세종대왕께서 직접 지은 '여민락'은 음악으로도 백성들을 교화하겠다는 의지를 가지셨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용비어천가 가사에 관현악 반주를 더해 노래 부르던 곡이었다고 한다. 현재는 가사 없이 관현악곡만 전하여 오고 있다. 백성과 더불어 즐기자는 이름으로 지어진 곡인 것이다. '봉래의' 역시도 세종대왕께서 나라의 평안과 국운의 번창을 기원하고, 태조의 공덕을 칭송하기 위해 직접 창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작년 줄타기 공연과 올해 남사당놀이

궁중정재 공연이 마치면 부대행사로 무형유산 공연이 잔디밭에서 12시부터 이어지는데, 작년에는 줄타기 공연이 진행되었는데, 이번에는 국가무형유산 제3호인 '남사당놀이'가 진행되었다. 매년 숭모제전이 열리는 날은 여주 영릉은 무료개방이 되니 참고하시면 좋을 듯하다. 이번에는 부처님 오신 날로 휴일과 맞물려 많은 분들이 영릉에 가족들과 방문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세종대왕릉인 영릉(英陵)과 효종대왕릉인 영릉(寧陵)

세종대왕릉은 소헌왕후와 함께 합장한 릉이다. 소헌왕후가 승하하자 헌릉 서쪽 산줄기(서울 서초구)에 쌍실 무덤인 영릉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후 세종대왕이 승하하자 합장릉으로 조성된 것이다. 조선왕릉 최초로 한 봉우리에 다른 방을 갖춘 합장무덤 형식이다. 세조 이후 영릉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실행하지 못하다가 예종 1년에 여주로 옮겨진 것이었다. 릉에 꽃봉오리 '영'을 쓰는 이유는 주위의 산들이 마치 영릉을 중심으로 꽃봉오리를 에워싼 듯하다 하여 쓰이는 것으로 보이며, 모란반개형의 명당자리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세종대왕릉에서 뒤편으로 올라가면 효종대왕릉을 만날 수 있는데, 효종대왕릉은 인선왕후와의 쌍릉이다. 원래 건원릉(구리시 동구릉) 서쪽에 있었지만 병풍석에 틈이 생겨 빗물이 샐 염려가 있어 현종 때 여주로 옮겨 왔으며, 인선왕후 승하 후 현재와 같은 쌍릉이 되었다고 한다. 릉은 다른 능과는 달리 위아래로 조성한 동원상하릉 형식으로 왕의 무덤에만 곡장을 둘러 구별하고 있다. 

 

'삼강행실도' 기획전과 세종, 효종대왕의 업적을 볼 수 있는 <세종대왕역사문화관>

세종대왕역사문화관에서는 2024년 5월 14일(화)부터 7월 14일(일)까지 삼강행실도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백성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림과 함께 곁들여져 있었고, 한글로 적힌 부분이 애민정신이 돋보이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삼강행실도와 함께 오륜행실도를 볼 수 있었으며, 효자도, 충신도, 열녀도를 볼 수 있다. 

그뿐 아니라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 이야기와 북벌하려던 효종대왕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으며, 다양한 멀티미디어와 영상으로도 두 분 왕의 업적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시된 유물 중에는 2011년 프랑스에서 반환된 외규장각의궤 중 효종의 비인 인선왕후의 '국장도감의궤''하멜표류기'도 살펴볼 수 있다.

아래 왼쪽 작약 사이로 앵두나무

그리고 역사문화관 정문 앞에는 '훈민정음'을 모티브로 해서 기와로 빚어 만들어진 조형물이 있다. 그 조형물을 둘러싸고 있는 작약의 자태도 무척이나 아름다웠는데, 우연히 관계자분으로부터 세종대왕이 앵두나무를 무척 좋아하셔서 작약 사이에 앵두나무 한 그루가 심겨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재실 쪽으로 한 그루가 더 심어져 있다고 한다. 이렇게 숨은 그림 찾기 같은 공간도 있으니 차근차근 찾아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영릉 전체를 세종대왕의 업적과 문화를 만나는 공간으로 조성 

세종대왕이 만드신 과학기술 기기들은 정자각으로 오르는 길에 살펴볼 수 있는데, 이렇게 많은 것들을 만드셨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세종대왕 동상이 세워져 있는 자리를 중심으로 물시계인 자격루, 비의 양을 재던 측우기, 해시계인 앙부일구 등 무수히 많은 기기들이 있었고, 이름도 처음 듣는 것 같은 관측 기기가 너무 많았다. 모두 옆에 설명팻말이 세워져 있어 하나씩 무엇인지 설명을 보면서 살펴볼 수 있었다. 

나는 대부분 세종대왕 숭모제전 행사를 위해 방문을 했던 것이라 이번에 세종대왕역사문화관도 처음으로 들어가 보고 야외에 있는 기기들도 멀리서만 보았지 자세히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효종대왕릉으론 올라가 보지도 못했다. 다음에 영릉에 들를 일이 있으면 그때는 효종대왕릉까지 올라가 볼까 한다. 알고서 찾아보려고만 한다면 생각보다 너무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이번에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5월 15일(수)부터 5월 19일(일)까지 무료개방된다고 한다. 시간이 된다면 이 기회를 빌어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주말에 가족들과 나들이 간다면 역사문화체험이 될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아이들에겐 세종과 효종의 업적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역사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위치 : 경기 여주시 세종대왕면 왕대리 901-3

▶ 운영시간 : 09:00 ~ 18:00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마감 1시간전까지 입장)

▶ 이용요금 : 대인 500원, 만24세 이하 청소년 및 장애인, 유공자, 만65세 이상 어르신 무료,

                      지역주민 250원, 외국인(만7세~64세) 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