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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처럼 떠나는 일상

강화 후포항 산책과 장화리에서 일몰 조망

by 여시얌 2024. 5. 7.

강화 후포항에서 '소원바위' 보면서 소원 빌어보기 

후포항강화에서 가장 큰 포구라고 하며 원래는 선수포구로 많이 불린다고 한다. 밴댕이회로 굉장히 유명한 곳인 듯했는데, 내가 후포항을 찾은 날도 날씨가 좋아서인지 야외에서 밴댕이회를 즐기는 사람들이 어판장 횟집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이 밴댕이가 유명한 이유는 물살이 세고 조수간만의 차가 크다 보니 갯벌이 기름지게 되고 그 덕분에 밴댕이가 많아서라고 한다. 

매년 4월부터 밴댕이철이 시작되어 7월까지는 밴댕이회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고 하며, 후포항은 현재 '밴댕이 특화마을' 로 불리고 있다. 그저 겉보기엔 후포항 자체로는 특별한 것은 없어 보였지만 도시미관을 많이 꾸민 느낌이었다. 바닥이 알록달록하면서 산뜻하게 칠해져 있었고, 아마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후포항을 만날 수 있게 해 놓은 것이 아닐까 한다. 알고 보니 '어촌뉴딜사업'에 의해 변화된 모습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삼면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라를 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무척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후포항에서 가장 많이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곳은 역시 '소원바위' 가 아닐까 싶다. 바다에 잠겼을 때는 바위의 윗부분만 보일 듯한데, 내가 간 시간은 썰물 때라서 인지 바위는 민둥산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게 왜 소원바위가 된 것인가 했더니 모양이 쌀독처럼 생긴 데다 묵직한 뚜껑까지 덮인 항아리 형상이라 재물이 새나가지 않게 해 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뚜껑처럼 생긴 부분을 어루만지며 소원을 빌면 무엇이든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그곳으로 들어갈 수는 없는 것 같았고, 어쩔 수 없이 탐방로 데크에서 소원바위를 바라보며 소원을 빌어본다. 뭐, 나는 '이 모든 만물을 창조하신 그분'께 소망하는 것이지만... 

아직까지 후포항은 변모하는 중에 있는 것 같다. 탐방로 데크 근처에서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은 밴댕이회 한 접시를 즐기면서 갯벌 멀리로 아스라이 지는 모습의 낙조를 함께 바라보며 즐기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을 한다. 그게 아니면 데크 길을 따라 걸으며 바다 뒤편으로 넘어가는 붉은빛 노을을 즐긴 후 편안하게 밴댕이회를 맛보는 것도 괜찮으리라 생각된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밴댕이회와 낙조를 함께 할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다. 

 

'장화리일몰조망지'에서 맞이했던 일몰의 순간 

몇 번이나 서해의 낙조를 보기 위해 장화리일몰조망지를 찾곤 했다. 멀리 바다로 저물어가는 태양의 기운과 묵직한 갯벌의 모습이 맞물려 빚어내는 장엄한 일몰의 모습을 제대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번 나는 초대에 허락을 받지 못한 손님처럼 일몰의 순간이 가까워질 때 갑자기 흐려져 버리거나 중간에 구름이 너무 끼어 그 모습을 볼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곤 했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릴 때마다 '다음에 날씨가 좋을 때 다시 와야지~'하곤 했었다. 

그래서 날씨가 좋을 때 찾았건만 태양은 바다 근처도 가지 못하고 떠있는데 다시 구름이 가려버리길 일쑤~!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가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다. 다른 곳에서 일몰을 감상하려고 마음먹었다가 일몰시간을 잘못 아는 바람에 생긴 일이었다. 일몰까지 남은 시간은 한 시간이 넘게 남았고, 그 장소에는 아무도 없이 덩그러니 나만 있어서 뭔가 모를 외로움과 을씨년스러움이 있었다. 그래서 시간을 보니 장화리로 가서 주차하고 차 안에서 조금 쉬었다가 걸어가면 일몰시간과 얼추 맞아떨어질 것 같았다. 더 생각할 필요가 뭐 있겠는가. 바로 출발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해가 가라앉는 모습

덕분에 너무도 아름다운 광경을 맞이했다. 바다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마치 다른 행성에 와 있는 것만 같은 환상적인 모습이었다. 내려앉으면서 구름 사이로 가라앉고도 빛의 기운이  남아 있을 때까지 나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고, 계속 손은 핸드폰의 셔터만 눌러대고 있었다. 감사하는 순간이었고, 감격적인 순간이기도 했다. 나는 마음이 내키면 훌쩍 움직이는 스타일이라 또 혼자였지만, 일몰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찾아가는 길과 주차 

<후포항>

▶ 인천 강화군 화도면 내리 1825-7 (선수포구나 선수포구어판장을 치고 가도 무방.)

▶ 어판장 앞으로 주차장 있음. (어판장 : 인천 강화군 화도면 해안남로2903번길 56)

 

<장화리 일몰조망지>

▶ 인천 강화군 화도면 장화리 1408

▶ 별도의 주차장이 있음. (주차하고 조금 걸어 들어가야 함.)

※ 일몰시간 꼭 확인하고 가시길요~

     ☞ 기상청에서 확인 :  월별 해/달 출몰시각 | 생활천문관 | 천문우주지식정보 (kasi.re.kr)